주유경 PD, ‘확신’으로 완성한 ‘약한영웅’

2023-01-31

공개가 된 이후 주변에서 먼저 연락…

생각보다 넓은 세대들에게 통하는구나’ 느껴

 


지난해 11월 웨이브 통해 공개된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학교폭력 피해자에서 이들을 응징하는 영웅이 된 연시은의 성장 서사가 끌어낸 공감은 물론, 그의 시원시원한 액션이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이 드라마는 주유경 프로듀서가 플레이리스트 입사 후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였다. 지난 2021년 11월 입사한 직후, 작품 예산을 짜고·관리하는 역할부터 장소 헌팅, 촬영 및 후반 작업 현장 제반 사항을 준비·관리하는 ‘악한영웅’의 프로듀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입사를 하자마자 큰 프로젝트를 맡았기에 부담감이 있을 법도 했다. 그러나 ‘약한영웅’의 대본을 보고 나서는 주 PD도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원작 웹툰의 재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은 물론, 드라마 ‘약한영웅’만의 매력이 대본에서부터 잘 구현이 돼 있었던 것이다.

 

“웹툰을 먼저 봤었다. 아무래도 대본을 볼 때 비교를 하며 보게 되더라. 웹툰만 보면 ‘어떻게 영상화를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수위 조절을 잘하며 현실적이고 재밌게 잘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약간 벗어난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현실감이 좀 더 살았던 것 같다.”

 

원작 웹툰을 영상으로 잘 구현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신인 배우들의 활약에 반신반의하는 예비 시청자들도 없지는 않았다. 배우 박지훈부터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 등 다수의 신인으로 라인업이 구성된 만큼, 이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배우진의 섬세한 연기력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지만,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 PD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들이 있어 현장이 더 에너지 넘치고 활기찰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다른 현장들에 비해서 젊은 느낌이 있었다. 화기애애하고, 발랄한 느낌이 아무래도 있었다. 의견을 자유롭게 내면서 진행을 했다. 물론 경험이 선배 배우들처럼 풍성하진 않아 액션 같은 부분에서 요령이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 하진 않았지만, 프리 단계에서부터 액션스쿨에서 열심히 연습하며 잘 마무리를 했다.”

 

각본, 연출, 연기. 삼박자를 고루 갖춘 ‘약한영웅’에, 현실감을 위한 디테일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두가 고군분투했다. 주 PD는 ‘진짜 10대들이 갈 법한 장소’를 찾기 위해 애쓰는가 하면, 유수민 감독은 취재를 통해 디테일이 살아있는 에피소드들을 담으며 ‘약한영웅’의 리얼리티를 배가시켰다.

 

“원작 자체도 머리를 써서 행하는 액션이 주가 됐었다. 특히 영상화를 할 때는 이것이 너무 판타지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프리 단계에서부터 액션 콘티를 짜서 거기에 맞춰 연습을 했다. 크고, 작은 액션들이 매회 나왔는데, 거의 모든 액션들의 합이 디테일하게 준비가 돼 있었다. 장소 또한 현실적이어야 했다. 폐창고 비롯해 지하주차장 초입, 또는 코인 노래방까지. 진짜 청소년들이 있을 것 같은 장소들을 찾고자 했다. 일례로 일반 노래방에서 하면 촬영이 훨씬 수월했겠지만, 10대들은 코인 노래방을 더 많이 가지 않나. 그럴 땐 촬영의 수월함보다는 장소의 적절함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만의 장점도 직접 실감했다. 영화 ‘안시성’부터 드라마 ‘천리마 마트’, ‘산후조리원’ 웹드라마 ‘팽’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경험한 그에게도 ‘OTT 오리지널 시리즈’는 또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에는 영화 아니면 드라마였는데, 시리즈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겼지 않나. 시스템이 달랐다. 업무들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생각하면 크게 다른 부분도 있었다. 각 매체의 장점이 담긴 것 같다. 영화는 완성된 대본을 가지고 촬영을 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방송은 굉장히 속도감이 있게 진행이 된다. 그런데 ‘약한영웅’은 속도감은 드라마처럼 있으면서도 영화처럼 디테일을 통해 현실감을 높이기도 했었다.”

 

물론 1년여 동안 ‘약한영웅’에 임하면서 힘든 부분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주 PD는 즐겁게 촬영하며 새로운 경험을 한 뒤, 호평까지 받은 ‘약한영웅’이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주변 반응이 뜨거웠다. 공개가 된 이후에 주변에서 먼저 연락이 오더라. 그걸 보면서 ‘아 이 작품이 우리 세대에도 먹히는구나, 생각보다 넓은 세대들에게 통하는구나’라는 걸 느꼈다. 하면서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작품이라 너무 좋았다.”

 

기사 출처 : 이데일리

Go To The List